1917,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전장의 리얼리티
전쟁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단 하나의 미션, 숨 막히는 몰입감
제가 이번에 본 영화는 **<1917>(2019)**입니다. 전쟁 영화 하면 화려한 전투 장면과 강렬한 폭발이 먼저 떠오르지만, 이 영화는 조금 다릅니다. 끊임없이 이어지는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활용해, 마치 전쟁터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죠.
솔직히 말해,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풀릴 틈이 없었습니다. 영화가 아니라, 마치 한 편의 전쟁 다큐멘터리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.
1917, 어떤 이야기일까? (스포일러 없이)
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,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(조지 맥케이)와 블레이크(딘-찰스 채프먼)는 최전선에 있는 아군 부대에게 함정에 빠졌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임무를 받게 됩니다.
문제는 그들이 가야 할 길이 적진 한복판이라는 것.
시간은 없고, 실수는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.
이 두 병사는 단둘이서 광활한 전장을 가로질러야 하며, 그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1,600명의 아군 생사가 달려 있습니다. 과연 이들은 무사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?
원테이크 촬영, 전쟁터를 그대로 체험하다
1. 원테이크 기법이 만든 숨 막히는 몰입감
<1917>은 한 번의 컷 없이 모든 장면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사용했습니다.
물론 실제로는 몇 개의 롱테이크를 정교하게 편집한 것이지만, 덕분에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과 함께 움직이며 전쟁을 체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.
- 총격전이 벌어지면 카메라가 함께 달리고,
- 무너지는 참호에서는 함께 몸을 피하고,
- 조용한 폐허 속에서는 긴장감을 온몸으로 체감합니다.
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이 ‘현장감’이에요. 우리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, 전장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죠.
2. 한 폭의 그림 같은 미장센
로저 디킨스 촬영감독의 손길이 닿은 이 영화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한 예술 작품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가득합니다.
- 황혼이 깔린 불타는 도시
- 푸른 들판 위에 흩어진 시체들
- 거대한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는 주인공
전쟁이라는 끔찍한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, 화면 구성은 한 편의 회화처럼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.
3. 사운드와 음악이 만들어낸 긴장감
전투 장면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사운드 디자인과 음악 덕분입니다.
- 작은 총성 하나, 삐걱거리는 철문 소리까지 모든 사운드가 실제 같은 현실감을 줍니다.
- 토마스 뉴먼의 음악은 조용한 순간에도 서서히 고조되며 극적인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.
특히 주인공이 적진을 피해 달리는 장면에서는 음악과 카메라 워크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합니다.
1917은 어떤 영화일까?
이 영화는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닙니다. ‘전쟁 속에서 한 개인이 겪는 두려움과 용기’를 밀도 높게 담아낸 작품이죠.
기존 전쟁 영화처럼 대규모 전투 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, 그보다 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합니다. 우리가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전장을 누비게 되니까요.
이 영화를 좋아할 만한 사람은?
-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분
- 혁신적인 촬영 기법과 몰입감 있는 연출을 원하는 분
- 서사의 감동보다는 ‘체험형 영화’에 흥미를 느끼는 분
- 로저 디킨스의 촬영을 사랑하는 영화 팬
하지만 빠른 전개와 대규모 전투 장면을 기대한다면,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. 이 영화는 전장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한 작품이니까요.
결론: 영화가 아니라, 체험이다
솔직히 말해, 저는 <1917>을 ‘영화’라기보다 ‘체험’이라고 느꼈습니다.
단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고, 전장의 공포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작품. 크리스토퍼 놀란의 <덩케르크>가 ‘전쟁의 체감’을 전달했다면, <1917>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**‘한 병사의 시점에서 전쟁을 직접 겪는 경험’**을 제공합니다.
전쟁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,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합니다.
이 글은 저의 주관적인 평가입니다. 영화라는 게 보는 사람에 따라 많이 달라지죠.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?